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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투자2013/05/14 16:43

투자 심사를 하다 보면, 또는 투자 한 업체에 대해 다른 분들에게 설명을 하다 보면 '대기업이 진출하면 바로 회사 망하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도 이전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만 시간이 갈 수록 대기업 진입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덜 걱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은 이미 알고 있다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템은 대부분 대기업이 아직 진입하지 않았지만 매력적인 아이템 또는 시장을 겨냥합니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해당 시장 또는 아이템을 몰라서 안했을까요? 만약 정말 좋은 기회라면 십중팔구 해당 분야의 대기업이 이미 알고 있는 기회일 것 입니다. 대기업의 신사업 부서, 전략 부서에서는 늘 미래 먹거리를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고 수십명의 팀원이 신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사내 벤처 제도, 매 분기 벌어지는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등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습니다. 저도 이전에 국내 한 대기업의 그룹 신사업 발굴 프로젝트를 수행 한 적이 있는데요 1개의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50개 이상의 시장을 검토 했었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기회 중 상당수는 대기업 입장에서 너무 작은 기회일 것 입니다또는이전에 비슷하게 해 보았다 실패한 것이라 다시 시도하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어떤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중인 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추가 진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훌훌 털고 나면 소수의 기획만이 남게 되고 나머지는 전부 스타트업에게 기회로 남게 됩니다.

 

망설인다

 

그리하여, 소수의 사업이 추가 검토 및 진행 대상이 되었다고 칩니다. 그래도 해당 분야에 진출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관찰 상 일반적인 대기업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열심히 일하는) 스타트업보다 인당 임금은 1.5배 높고, 인당 시간당 생산성은 70% 정도이며 근무 시간 역시 스타트업의 70% 정도인 것 같습니다. 종합해보면 결국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했을 때 대기업은 스타트업 대비 약 3배의 자금이 더 소요된다고 보면 되는 것 같습니다다르게 설명 해 보면 배달의 민족, 오픈서베이, 이음, 스피킹맥스 등 유수의 스타트업들이 20억 안팎의 투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대기업이 이러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면 최소 60억은 든다고 볼 수 있겠죠.

 

60억이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도 아닙니다. 이 정도 사업 추진 하려면 디테일한 재무 계획과 시장 분석, 팀 전체 회의, 상무님의 결제가 필요합니다보고서 만들고 검토하고 결제받고 피드백 다시 반영하다 보면 한 두달이 족히 갑니다. 그러다 위에서 드랍되기도 하고, 실무자가 하다가 관두기도 합니다. 이러고 저러고 하다 보면 제대로 진행 되는 것 몇개 없게 됩니다.

 

시작 하고도 망설인다

 

그리하여, 결국 대기업이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고 칩시다. 그래도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대기업의 예산 집행은 대부분 실적 기준으로 이루어 지고 오너 또는 핵심 임원의 확고한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가 아닌 한 실적 안 좋으면 예산 배분이 잘 안됩니다. 그러다 보면 망하기도 하고, 좀비 사업 되기도 하고 하다 보면 또 많이 사라져 갑니다.

 

이때쯤이면 스타트업은 Series A 펀딩을 마치고 한참 달리고 있겠죠

 

기회가 보인다면 할 수 있다

 

희망을 주고자 쓰는 글은 아닙니다이미 아래와 같은 다양한 사례들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면 충분히 대기업과 경쟁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기사(네비게이션) : 출시 당시 이미 T-Map, 올래네비 서비스 중.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서비스 개발 및 운영하여 올해까지 총 400만 다운로드 달성통신사들의 담당 팀은 현재 수십명 이상 규모로 알려져있음

핀콘(모바일 게임 '헬로히어로') : 개발 시작 당시 이미 유수의 게임 개발사에서 Full 3D RPG 게임을 개발중 이었으나 단돈 3.5억원의 투자와 최소한의 인원으로 대기업들보다 먼저 게임 출시. 이후 일 매출 1억 이상 달성하며 모바일 RPG의 리니지가 됨

배달의 민족(음식 배달 서비스): 서비스 초기 대형 인터넷 포털 N사에서 검토중이었으나 시장 크기에 대한 확인이 없어 추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 배달의 민족은 올해 매출 100억 이상 달성 예상.

오픈서베이(모바일 서베이): 주요 IT 업체에 이미 유사 서비스가 존재했거나 유사 사업 검토 중이었으며 여전히 다들 검토중, 기획중, 또는 서비스 정체 상황임. 지속적 플랫폼 고도화 및 매출 급성장 중

 

반대로 대기업이 벤처의 영억에 진입했다 실패한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전자상거래 쪽의 몇몇 사례, 통신사의 소셜 커머스 진출, 글로벌 전자회사의 각종 '혁신' 제품 등등......자세한 설명은 생략 : )

 

물론 대기업을 깔보자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벤처정신이 살아있는 몇몇 업체들의 속도와 집중력은 실로 무섭습니다. 최근 11번가의 급부상과 같은 좋은 성장 사례들도 많이 있습니다하지만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쫄 필요도,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3자로서 양 쪽 모두를 지켜본 저 나름의 결론입니다. 최소한 IT 산업에서는요.

 

정말 기회가 보인다면 할 수 있습니다

 

Written by Jason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Consultant at McKinsey & Company. 

 

P.S 첨언하면, 대기업이 능력이 없어서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벤처와 대기업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를 뿐 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은 가용한 인프라와 구축된 핵심 역량을 이용하여 느린 의사 결정과 고비용 구조를 상쇄할 수 있는 수 있는 사업에 진출할 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의 유기적 성장에 대한 내용은 Chris Zook의 '핵심을 확장하라' 등 다양한 경영 서적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는 대기업이 인프라와 역량이 없는 분야에 진출하고자 할 시에는 M&A가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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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inktank13
기술과 투자2013/03/23 13:20

스타트업 운영에 있어 몇 가지 기본적인 허들을 넘어선 회사 들이 투자 유치 시 종종 놓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몇 가지를 정리 해 봅니다. 보통 이런 회사들은 투자 규모도 좀 더 크고, 공동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창업 직후 유치하는 투자와는 다른 몇 가지 점을 염두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넉넉할 때 시작해라


 넉넉할때 투자유치를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서 '투자 없이도 당장 회사 운영에 문제가 없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시작하세요. 이는 Angel==>Series A==>Series B로 갈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리 회사가 괜찮아 보여도 당장 한 두달 후의 Cash flow를 걱정하는 회사라면 아무래도 VC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아직 사업이 초기고 증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 돈이라도 아껴써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의 투자와 Dilution으로 성과를 이루어 이후의 Big round를 노릴 수 있고 그 성과는 Entrepreneur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2. Buffer를 만들고 진행하라


 많은 VC들이 관심을 보이는 행복한 상황에서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VC의 최종 의사 결정은 대부분 심사역 전체 회의를 통해 이루어 지기 때문에 회사가 늘 만나온 심사역과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투심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담당 심사역이 알고보니 회사에서 그다지 신뢰받지 못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당일 해당 산업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하는 등 오만가지 변수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진행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하더라도 투자 금액과 투자 회사에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진행 하시는 것이 안정적입니다. 2개 회사에서 30억 정도의 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3개 회사 40억 정도로 끌고 가시면서 한 곳 정도가 중간에 Drop이 되더라도 무리가 없는 모양새로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어이없이 투심 Drop 되고 Deal 깨지고 회사 Cash flow 꼬이는 경우 꽤 많습니다.


3. 리드 인베스터를 만들어라


 우리 회사를 대변할 수 있는 리드 인베스터가 있다면 투자에 큰 도움이 됩니다. 리드 인베스터가 없다면 무엇보다 우리 회사에 대한 투자사 간 정보교류를 컨트롤 할 방법이 없습니다. 투자사들 간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정보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리드 인베스터가 없는 상황에서 몇몇 투자사가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자칫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우리를 긍정적으로 보아주고 대변해줄 회사가 필요한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투자사와의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합니다. Series A의 주주라면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또 투자자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직 기 투자사가 없다면 우리 회사와 Fit이 맞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은 회사와 중 장기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면서 우리 회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이 잘되고 있어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아직 방심하면 안됩니다. 면밀한 작전 수립과 다양한 예비책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 유치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Written by Jason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Consultant at McKinsey & Company. 



Posted by Thinktank13
기술과 투자2013/02/24 11:33

 얼마 전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두 개의 회사에 투자를 집행하였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과 투자 환경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지난 5개월 동안의 투자 집행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신뢰 사회

 

 금번 투자를 집행하면서 재미있었던 점 하나는 '실리콘밸리 기업은 상장 준비 단계 정도가 아니라면 대부분 투자 시 회계 실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는 점 이었습니다. 이번에 투자를 집행한 한 회사의 경우, 매출 규모도 상당하고 2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이었음에도, 투자 전 회계 실사의 필요성을 그다지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함께 일했던 실리콘벨리에서 잔뼈가 굵은 변호사분께 회계실사 없이 투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지를 물어보니 "이정도 사이즈의 회사에서 회계 이슈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실제로 본 적도 없다. 또한, 회사의 재무담당자들도 실리콘밸리 생태계에서 계속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사람들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한다. 문제 없을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회사와 은행과의 관계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투자 검토 중 한 회사에서 디폴트 상태인 단기 부채가 발견되었는데요,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회사에서 저희에게 전혀 언질를 주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자칫 딜 브레이커가 될 수도 있는 긴장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이것에 대해 걱정하는 저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실리콘밸리의 은행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대출에 익숙하다. 약간의 투자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를 집행하기 때문에 설령 회사가 상환 연장 조건을 못 맞추었다 하더라도 회사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면 바로 상환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은행과 관계가 매우 좋기 때문에 현재 성장중인 회사의 사정을 잘 설명하면 은행에서 이를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을 것이다. 또한, 이곳의 은행들은 벤처캐피탈에 대한 신뢰가 크기 때문에 만약 이번 투자가 집행된다면 은행에서도 우리 회사를 전혀 문제 없는 회사로 생각 할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무시무시한 국내 시중 은행의 상환에 대한 태도와 매해 정부로부터 빡빡한 건전성 평가를 받는 벤처캐피탈에 대한 국내의 사회적 인식에 대비했을 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일 들을 겪으면서 실리콘밸리에서의 사업과 투자는 단단한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좁은 동네에서 한평생 벤처하면서 앞집 뒷집 다 아는 사람들끼리 뭘 속이겠냐? 라는 단순한 이유 일 수도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혁신과 성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온  생태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됐건, 이곳 사람들은 법적인 문제, 제도적인 문제 크게 고민 안하면서 오직 사업의 본질에만 집중하며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기반은 '상호 신뢰' 였습니다.

 

신뢰의 의미

 

 '신뢰'의 경제학적 가치는 오래 전 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되온 부분 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한 국가의 경쟁력은 한 사회가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신뢰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신뢰란 공동체 구성원들이 보편적인 규범에 기초해 규칙적이고, 정직하게, 그리고 협동적으로 행동할 것을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 역시 개인과, 조직, 시장, 사회 전반에서 신뢰 수준이 내려갈 수록 속도는 내려가고 비용이 올라간다고 지적하면서 신뢰의 핵심 요소로 '성실성','의도','재능','성과'를 제시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국내 99.9%의 벤처캐피탈과 기업이 정직하고 신뢰감 있게 사업과 투자를 영위하고 있음에도 생태계 형성 초기의 몇몇 불미스러운 사태로 인한 불신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제시되고 있는 정부의 창업 지원책은 기업과 투자사를 생태계의 독립적인 구성원으로 보기 보다는 감시하고, 가르치고, 도와주어야 할 훈육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게 합니다. 현재 중기청, KOCCA 등 관련 기관에서 창업 진흥을 위한 지원책은 100여개에 육박하고 대부분은 인력, 자금의 새부적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입니다. 투자 부문 역시 올해 모태펀드, 정책금융공사 등을 통한 출자가 더욱 확대 될 전망이며 LP로서 정부 기관의 참여와 GP에 대한 관리 감독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위기 입니다.

 

 금융기관과 회사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만 여전히 상당수의 회사들이 금융기관을 언제 회사를 매각할 지 모르는 잠재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금융기관은 회사를 원금 손실을 가져다 줄 지 모르는 불안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계약서의 수 많은 진술과 보장, 서로의 눈치를 보며 겉도는 이사회, 진실된 이야기를 나눈다는 핑계하게 벌어지는 술자리가 모두 신뢰의 부재로 인한 비용입니다.

 

' 네트워크를 만들자','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 'M&A를 활성화 해야 한다' 등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 하기 위한 수 많은 주장들이 있습니다만 그 근간은 결국 정부-금융기관-기업 간 신뢰의 회복입니다. 신뢰란 결국 '내비두는 것' 에서 출발합니다. 정부도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금융기관은 회사의 도덕성과 실력을 믿고, 회사는 금융기관의 도덕성을 믿고 서로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Written by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Consultant at McKinsey & Company. Twitter: @Jasonwi51

 

Posted by Thinktank13
기술과 투자2012/02/27 23:09
애플이 지난 달 발표한 iBooks2를 통해 다시한번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오랫동안 얘기되어 왔지만 실행은 요원하기만 했던 교육 분야의 혁신이 결국 (또다시!) 애플을 통해 주도되는 듯 한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말하는 것 처럼 정말 iBooks2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까요? 

곡예하는 뇌 

인간의 기억은 아주 작은 용량의 단기 기억과 큰 용량의 장기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단기 기억에 쏟아붙게 되면 이중 대부분은 단기 기억 장소에서 튕겨져 나가고 장기기억으로 옮겨가는 기억들 역시 온전한 형태로 저장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이퍼텍스트 문서는 다양한 정보를 한꺼번에 전달합니다. 사람들이 이에 익숙해지면서 문서를 빠르게 리뷰하고 다양한 정보의 요점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발달하고 있으나 단기 기억 용량의 한계로 인해 지식을 보다 깊은 기억에 저장하고 이들을 연결시켜 심사 숙고하는 능력은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을 한번 읽어보시길)

          
기술이 인간을 결정한다

우리는 이미 하이퍼텍스트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극이 없이는 집중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인간이 기술을 창조하지만 기술은 인간을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변화시키죠. 인간이 기술의 아버지라고 생각하지만 역사는 그 반대임을 늘 보여주어 왔습니다 

iBooks2역시 교육 시장에서의 애플의 위치와 향후 제공할 재미있는 Contents, 아이들을 무엇인가에 집중시키고 싶어하는 선생님들의 필요, 늘 무엇인가 보여주어야 하는 정부의 필요가 맞물려 급속도로 보급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새로운 세대의 사고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 입니다.물론 돈 텝스콧이 '디지털 네이티브' 에서 지적하듯 이러한 '멀티태스킹 세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 좋고 나쁘고를 따질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심사숙고 하는 능력의 가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과 진보는 언제나 요점정리가 아닌 깊은 통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Written by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Business Analyst at McKinsey & Company.  Twitter: @Jasonwi51


Posted by Thinktank13
기술과 투자2011/12/18 14:04

1. 전자책과 종이책은 공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향후 몇 년간 전자책은 급속도로 보급 될 것입니다. 이미 각 통신사와 포털에서는 무료 컨텐츠를 이용한 판촉을 실시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과 더불어 전자책의 보급을 가속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자책이 음반 시장의 CD처럼 급속도로 시장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1) 넓은 소비 연령층: 최소한 한국에서는 책 구매연령층의 상당수가 아직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다. 10~2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던 MP3 등장 당시의 음반시장과는 다르다 
(2) 가독성의 문제: 어려운 교양 서적이나 수험서 등 집중을 요하는 책은 상대적으로 전자책으로 읽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일본의 경우 전자책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테고리는 만화 카테고리이며, 국내 주요 전자책 유통업체에서도 무협 등 가벼운 장르의 판매 비중이 오프라인 서점 보다 높다

따라서, 전자책이 몇 년 내에 지금의 MP3와 같은 지배적인 형태의 미디어가 되지는 않을 것 으로 보입니다.

                                          전자책 Penetration 전망. 2013년 전 세계적으로 약 16% 예상, 한국은 이보다는 높겠죠

2. 다양한 새로운 유형의 컨텐츠가 등장할 것이나, 대세는E-Pub 형태가 될 것 

내년에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컨텐츠들이 더욱 활발하게 등장 할 것입니다. 국내 외 출시된 다양한 App book 및 Interactive book들은 향후 (1) 멀티미디어 (2) 웹 및 소셜 연동, (3) 쌍방향성 이라는 큰 축을 바탕으로 진화해 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삼성전자에서 네이버 웹툰 작가들과 기획한 '탭툰'의 한장면

                                  'Social Books' App. 상호간 Book shelf를 볼 수 있고 책에 대한 커멘트를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이러한 App book/Interactive book 등 새로운 형태의 책들은  현재의 e-Pub 기반의 일반적인 전자책에 비해 제작비가 훨씬 많이 들고(5~10배, 또는 그 이상), 기존 수동적이고 활자 중심적인 '독서' 라는 소비자의 습관과도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Majority를 차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프리미엄 소장용 버전 시장이 Niche market으로 형성되는 정도로 시작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현재의 App book 형태 보다는 E-pub 표준이 점차 업그레이드 되면서 멀티미디어성, 쌍방향성, Social과의 연동을 단계적으로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3. 유통의 승자는 없다

이미 통신사업자들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은 대형 무료 판촉을 실시하며 E-book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무료제공==>트래픽 유도==>광고 단가 증가라는 기존의 수익모델을 답습한다면, 가격 파괴를 초래하여 유통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은 매우 어려워 질 텐데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통신사 이외에도, E-book 유통은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 진출 가능한 업체들이 많습니다. 알라딘, Yes24등 기존의 온라인 서점들은 기존 고객을 활용한 시장 진출이 용이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리디북스와 같은  E-book 전문 업체 역시 선도 진입자의 이점을 이용하여 활발하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자책 시장은 현재의 음원 시장처럼 통신사, 대형 포털, MP3전문 유통사가 혼재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음원 다운로드 사이트 순위, 코리안클릭

걱정되는 것은 오프라인 업체들입니다. 마치 냄비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물이 데워지고 있으나, 아직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교보문고는 얼마 전 E-book reader를 발표했으나 가격 및 품질에서 기대에 매우 못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났으며, E-book app의 홍보도 통신사나 포털에 비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영풍이나 반디 앤 루니스도 상황은 비슷한데, 이대로 가다가 자칫하면 미국 Borders 파산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최대 오프라인 서점 중 하나였던 Borders가 파산 신청을 했다

4.  출판물 시장의 외형 확대

전자책은 기존 책 대비 구매의 장벽이 낮고 소비자 접점이 훨씬 많아 권 수 기준으로 도서시장 확대의 여지가 큽니다. 또한 해외 유통이 용이하여 좋은 판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는 이를 해외진출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소설, 웹툰 등 컨텐츠의 수준은 세계적이므로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네이버 웹툰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화이팅!

또한, E-book이 활성화 되면 출판 비용이 낮아지고, 그만큼 재정적으로 어려운 중 소형 출판사 및 개인들에게 출판의 기회가 늘어 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Moglue와 같은 솔루션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으나,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면 상당히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방대한 Ecosystem이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Interactive E-book builder '모글루'의 설명서

창출된 가치는 어디로 가는가?

가장 큰 수혜자는 양질의 IP를 가지고 있는 출판사/포털 이라고 생각합니다. E-book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모두가 최소 하나는 가지고 있는 Digitalized terminal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컨텐츠를 공급하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물리적 유통 과정을 전부를 제거하여 책의 구매 및 유통 비용을 크게 낮추는 것이므로, 결국 절대적인 서적 소비의 수량적 증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book 보급이 괘도에 오르면 출판사에 의한 기존 Best seller의 재판매, Special edition 판매, 번역물의 해외 출판 등이 활발히 이루어 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Edit(2013/2/24): 현재 여전히 유통의 확고한 승자는 없는 상황이며 시장은 천천히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스타트업이 속도의 이점을 누리기 어려우므로 교보 등 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book이 성장하고 있더라도 인당 독서량이 역성장중인 상황에서 성장하는 시장으로 봐야하는 지 자체도 의문입니다  


Written by Hyunjong Wi
전 McKinsey & Company Consultant, 현 Softbank Ventures 책임 심사역.  Twitter: @Jasonwi51


Posted by Thinktank13